[통일교육연구학교 인터뷰] “인지적으로 다가가기보다 감성적으로 접하는 게 효과적”

서울 신석초등학교 정선숙 교장/통일교육담당 김경미 교사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5/04/17 [16:21]

[통일교육연구학교 인터뷰] “인지적으로 다가가기보다 감성적으로 접하는 게 효과적”

서울 신석초등학교 정선숙 교장/통일교육담당 김경미 교사

통일신문 | 입력 : 2015/04/17 [16:21]

서울시 마포구 대흥로에 있는 신석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통일교육연구학교로 지정돼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바른 인식과 의지를 심어주고 있다.
동요제 및 말하기 대회, 골든벨 대회 등 각종 교내행사를 통일교육과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이 흥미롭게 북한의 실상과 통일에 대해 배우도록하고 있다. 특히 학년별 안보현장 체험학습을 통해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지를 함양시키는 교육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가족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통일기원행사를 실시해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렇게 미래의 통일역군을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선숙 교장선생님과 김경미 통일교육담당교사로부터 지난해 운영성과와 과제 그리고 올해 계획을 들었다.
 



▲ 통일교육연구학교는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나.
지금까지의 학교 통일교육은 주로 강의식 수업에 의존해 왔다. 학생들은 통일교육에 대한 자기 주도적인 학습보다는 수동적인 학습을 해오고 있었고 자연스레 통일이나 북한에 대한 관심도, 통일교육에 대한 흥미도 떨어져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통일교육 교수·학습방법 및 기법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실에서 하는 일회성·주입식 강의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체험과 탐구 활동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통일교육연구학교를 신청하게 되었다.
▲ 통일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목표는.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우리가 처한 통일 환경과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건전한 통일관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다양한 체험중심?참여중심의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통일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의 통일의지가 강화되길 바란다.
 
체험·참여중심 통해 통일의지 강화
 
우리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참여하는 통일관련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행사가 학생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나아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통일염원이 확산돼 가기를 희망한다.
 
 
교실에서 하는 일회성·주입식 강의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체험과 탐구 활동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흥미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통일교육연구학교 신청
 
 
▲신석초등학교만의 차별화 된 프로그램이 있다면.
교육전문용어로 이야기하자면, 효과적인 통일교육을 위해 통일주제중심 ‘맞춤형 협력학습 교수·학습모형’을 통일교육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통일이란 주제를 중심으로 협력학습의 절차에 따라 ‘협력학습 설계 → 협력학습 실행 → 협력학습 반성’의 단계를 통일주제에 적용시켜 창의성과 함께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인성을 갖추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 지난 1년 동안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올해 계획은.
크게 교내 행사와 현장체험학습으로 구분하여 실시했다.
교내 행사는 작년 3월 학생들의 통일의지를 다짐하는 신석 통일이루미 선서식을 시작으로 ▷4월 통일기원 알뜰 바자회 ▷5월 통일의지 함양을 위한 일일통일교사 강연 및 통일 골든벨 대회 ▷6월은 자체 통일주간을 설정하여 통일동요제, 나라사랑을 주제로 한 영어말하기 대회와 독서토론대회, 통일관련 노래 가사 바꾸어 부르기, 통일스피치, 그림 그리기, 글짓기활동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10월에는 학교축제를 이용, ‘신석통일예술제’를 이틀간 진행하면서 합창, 연극, 악기 연주 등 다채로운 통일캠페인 행사를 가졌다. ▷11월에는 탈북민 강사가 진행하는 ‘찾아가는 통일교육’으로 마무리했다.
학부모가 같이 참여하는 행사도 별도로 진행 ▷통일가족신문 만들기 ▷통일가족걷기행사 ▷통일교육전문가 초청 학부모 연수 등을 실시했다. 통일교육의 장을 학교에서 가정으로 확대했다고 자부한다.
올해도 4월8일 신석 통일이루미 선서식을 시작으로 북한 및 통일에 대한 주제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영화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하는 ‘청소년통일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의 생활과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현장체험학습으로는 작년에 3~6학년이 현충원, 3학년 학생들은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를 다녀왔다. 4학년 학생들은 재향군인회에서 주관하는 안보체험교육을 실시했다.
올해에도 통일, 안보관련 장소로 현장 체험학습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생생한 체험활동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이 북한을 이해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장차 남북이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게 될 것으로 믿는다.
 
‘통일 골든벨’…북한 바로알기 교육효과 커
 
▲과거 통일교육 관련 행사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많은 학생이 참여해 통일과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통일 골든벨’이다. 이 행사를 위해 학생들이 통일과 북한에 대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자기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북한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알게 되었으며 미래 통일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체계적인 통일교육 받으면서 통일은
꼭 필요한 것이고 통일이 이루어져야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데
이득이 된다는 것 알게 돼…1년 지난
지금 미래 통일한국 모습을 나름대로
하나씩 둘씩 그려가게 된것에 감사
 
▲통일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통일교육연구학교를 실시하기 전, 우리 학생들의 북한 및 통일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낮았다. 남한과 북한은 서로 다른 나라이고, 통일은 나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북한과 통일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통일교육연구학교로 선정되어 체계적인 통일교육을 받으면서 통일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통일이 이루어져야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데 이득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미래 통일한국의 모습을 나름대로 하나씩 둘씩 그려가게 되었다.
▲현장 교사들은 통일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본 본교 교사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93%가 통일 및 북한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편이다. 통일에 대해서는 89%의 교사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희망적이다.
또한 89%의 현장 교사가 초등학교에서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교육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와 자료의 부족으로 통일교육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안타깝다.
▲현재 통일교육에 필요한 자료 조달은 어떻게 하고 있나.
필요한 자료는 통일교육원 등 통일관련 유관기관 사이트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통일교육원 홈페이지 자료실에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영상 및 게임 자료와 북한에 대해 쉽게 설명되어 있는 자료들이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NIE(Newspaper in Education: 신문활용교육)를 통일교육에 연계해 신문자료, 방송매체나 인터넷 동영상 자료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년별 공유네트워크망을 구축하여 활용할 계획이다.
▲통일교육을 하면서 느낀 애로사항은.
통일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든 교사가 공감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규교과시간(도덕, 사회)에 접목해 통합적으로 지도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학생들은 직·간접적으로 분단에 대해 겪어보지 않은 경우가 많아 ‘통일’이라는 단어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이 학교현장에서 통일교육을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학습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북한과 통일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학년별, 발달단계별 학습에 맞는 시청각자료가 더 다양하게 있다면 통일교육지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선행 자료들 꾸준히 축적 , 제공돼야
 

▲통일교육 연구학교 지정은 2년으로 끝난다. 여기에 대한 의견은.
2년간의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교사,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모두가 북한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학생들은 체험활동 등 다양한 통일 관련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북한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통일의 필요성 및 통일세대의 일원임을 깨닫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가 시범학교 운영 동안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국의 모든 학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학교통일교육 관련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선행 자료들이 꾸준히 축적?제공되어야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통일교육으로 도약할 수 있다.
   
무조건 ‘통일에 관심을 가져라’또는
‘통일은 돼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은
역효과 가져올 수 있어…아이들 생활
속에서 남북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다름을 좁혀나가고자 실천 다짐하는
방법으로 통일교육에 접근해 나가야
 

▲통일에 대한 무관심 또는 부정적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어른이나 청소년 할 것 없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북한의 남한에 대한 도발과 남한과 북한의 경제규모가 크게 벌어짐으로써 “꼭 통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며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른들의 생각이 어린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이런 부정적인 선입관들로 인해 통일교육을 하는데 걸림돌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서 인지적으로 다가가기보다는 감성적인 부분으로 접하게 하는 게 통일교육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진행하고, 예체능 활동과 접목하여 통일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초등학생들을 통일세대의 주역으로 성장시키는데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통일교육 관련 정책 당국에 건의사항은.
정부의 통일정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통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통일교육이 좀 더 체계를 갖추고 실시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분단된 한반도에 태어난 우리는 통일의 과제를 숙명으로 안고 태어났다. 지구촌유일의 분단국가라는 꼬리표를 보더라도 우리는 통일을 이룩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남북이 하나로 통일된 한반도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어 세계 속에 비상하도록 통일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학교통일교육의 문제점은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통일에 관심을 가져라’또는 ‘통일은 돼야 한다’고 소리치는 주입식 교육만 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남북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그 다름을 좁혀나가고자 실천을 다짐하는 방법으로 통일교육에 접근해 가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핵심역량을 키워 미래 통일세대의 주인공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수업방법을 개발하고 적용해 학생들이 진정으로 통일에 대한 실천적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학교통일교육 여건조성 및 교육청의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황의만 기자 emhw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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