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사건 어떻게 임해야 하나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3/10/13 [10:07]

송두율 사건 어떻게 임해야 하나

통일신문 | 입력 : 2003/10/13 [10:07]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 사건은 한마디로 냉전이데올로기가 낳은 분단국의 민족적인 비극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양날 끝에서 법 논리나 정치적인 처리에 앞서 본인의 진솔한 고해성사가 전제되어야 한다. 검찰 분위기는‘송씨 구속 불가피’의견이 제기되는 등 법 원칙에 충실하려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총장이 “송씨 입국 경위와 배경에 대해서도 한계를 정해놓지 않고 수사 하겠다”고 말함으로써 국내 연계세력 존재 여부가 확인될 가능성도 떠올려 보게 된다.
이와 달리 법무장관은 송씨의 독일국적포기의사를 전하여 과거사보다 앞으로 송씨의 태도에 비중을 두고 있는 감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또한 ‘원숙한 처리’를 언급한 상황이다. 송씨는 반복되는 검찰조사에서 처음진술과는 달리“정치국 후보위원급 대우를 받았을 뿐”이라고 말을 바꾸었기 때문에 ‘남한의 법을 유념하며 살겠다’는 정도의 의사표시로는 국민의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송씨의 진실이 확인되지 않는 현실에서 그의 말대로 ‘전향’으로 볼 것인지는 의문이다. 진보 성향이 우세한 인터넷 여론조사에서조차 그에 대한 단호한 처리 의견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송씨의 고해성사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결국 검찰이 송씨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는 수밖에 없다.
송씨의 친북활동에 대한 공안당국과 본인 주장이 엇갈리지만, 그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것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송씨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북한을 드나들었고, 김일성-오진우 장례식에 참석한 것은 본인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인 것이다. 그런데도 송씨는 후보위원직을 수락했느니 안 했느니, “무엇을 사죄하라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말을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있어 도움이 안된다. 상황이 그러하기에 송씨 사건을 다루는 관계부처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김철수면 어떠냐”는 식의 발언과 국정원의 ‘공소보류’ 의견, KBS의 송씨 미화, 노무현 대통령의 ‘원숙한 처리’ 주문 등을 국민들이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은‘송두율 파문’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해외민주인사’의 자격으로 환영을 받으며 귀국해 우리 사회에 크나큰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초청된 경위를 투명하게 규명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송씨는 ‘그간의 활동에 대한 자성적 성찰’이라는 기자회견문에서 자신의 30여년에 걸친 친북활동에 대해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납득시키기는커녕 모호한 논리로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영혼의 진실을 걸고 민족 앞에 고해성사를 통해 가면을 벗는 것이 사태해결의 지름길임을 상기해야 한다. 언론이나 정치권은 소모적인 색깔론을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송씨 본인의 진실을 밝힌 후에 그 결과 위에서 이 사건의 책임을 가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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