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치인 망언 유행병인가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3/11/08 [10:26]

日정치인 망언 유행병인가

통일신문 | 입력 : 2003/11/08 [10:26]
일본의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가 “한일합방은 조선인들의 선택이었으며 식민주의라고 해도 인간적이었다”는 망언을 또 뱉어냈다.
그의 발언을 입만 열면 일본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고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와 국민들을 모독하는 대중 선동술로 인기관리를 해온 극우정치인의 정신나간 소리로 치고, 또 유행병이 돋았나 하면 그만일 수 도 있다.
이시하라는 한국인을 비롯한 불법 외국인들이 도쿄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으며 유사시 폭동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거나, 중국인의 흉악범죄는 민족적 DNA에 의한 것이며 중국을 쪼개야 한다는 등의 극언을 서슴없이 외쳐왔다.
그 배경을 보면 대중선동술이 뛰어난 국수주의자로 야스쿠니 신사참배, 역사왜곡 교과서를 지지하고 있는 극우파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북한과 전쟁을 해서라도 피랍 일본인을 구출해야 한다”, “여성이 생식능력을 잃고도 살아있는 것은 범죄”라는 망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장본인이다.
그런데도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나기는커녕 이시하라는 지난 4월 임기 4년의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래서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도 지사의 거듭된 역사왜곡 망언은 일본지도층의 현주소를 생각하게 한다.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우경화를 주도하는 정치지도자가 역사를 왜곡하고 이웃 나라를 자극하는 ‘선동정치’에 앞장설 정도로 수준 낮은 나라가 일본이란 말인가.
인기를 위해서는 외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술책도 서슴지 않는 것이 일본의 정치란 말인가. 망언을 일삼는 이시하라 같은 인물이 일본 최고의 인기 정치인으로 꼽힌다면 왜곡된 역사관이 특정인의 잘못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일본의 주요 신문인 마이니치는 2년 전 역사 교과서 왜곡을 주도해 한-일, 중-일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람의 기고를 실어 이시하라의 망언을 방조했다.
일본 국민들은 이시하라를 통해 도대체 어떤 메시지를 아시아 이웃국가들에 전하려고 하는가. 과거의 침략 역사를 지워버림으로써 새로운 침략의 가능성을 열어보고 싶은 욕구를 이시하라로 하여금 대변하도록 하고 있다고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일본 국민은 하루속히 ‘이시하라 신드롬‘을 정리해야 한다.
이시하라는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과 주일대사의 발언철회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망언을 거듭했다. 이웃 나라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그의 좌충우돌이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다.
일본은 지금부터라도 역사와 우방에 대한 양식을 가진 일본 국민이 나서 망언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를 기대한다. 일본이 이시하라 같은 정치인이 활개를 치도록 내버려 두는 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화합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세계 속의 지도국은 고사하고 왕따로 겉돌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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