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태도 변화를 주목한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3/11/08 [10:26]

북한의 태도 변화를 주목한다

통일신문 | 입력 : 2003/11/08 [10:26]
지난주 북한을 방문 중인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차 북핵 6자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다자회담의 의미 있는 진전이자 중대한 국면 변화로 평가된다.
1차 6자회담이 끝나자마자 회담무용론을 제기하는 등 잇단 강경 발언으로 6자회담 재개 전망을 불투명하게 했던 북의 태도가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북한이 미국이 제안한 ‘다자간 서면 불가침 보장안’을 고려할 용의를 밝힌 것은 북핵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이 북한의 반응을 즉각 검토하는 것은 그런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북-미가 이처럼 조금씩 서로의 입장에 유연성을 가질 때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한발짝씩 나아갈 것이다.
최근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온 “북-미 양자 간 불가침 조약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을 뒤엎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북-미의 태도 변화는 베이징 1차 6자회담 이후의 국제정세와 최근의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나타난 한-미 간의 공통된 상황인식 및 정책공조, 6자회담 참여국들의 합의된 행동의 원칙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체제안전보장 방안에 대해 북한이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한 태도 변화다. 지난주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에 대해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국측에 전달했으며 미국의 진의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체제보장안을 놓고 북-미간에 논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로써 가까운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은 북-미 불가침조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일보 진전이 될 것이다.
그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며 북한이 가능성 없는 불가침조약을 고집해온 지난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이 문제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해 오던 북-미 양측이 한국을 지렛대 삼아 이번 일을 계기로 협상의 돌파구를 기필코 찾기 바란다.
북한측 설명대로 “문제를 하나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고 공존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찾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며 한반도 평화정착방안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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