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체육정책과 문화] 예술영화 ‘조선아 달려라’<1>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 꿈꾸는 벌목공 청년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8/11/01 [14:45]

[북한의 체육정책과 문화] 예술영화 ‘조선아 달려라’<1>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 꿈꾸는 벌목공 청년

통일신문 | 입력 : 2018/11/01 [14:45]

“아무렴 우리 같은 산골 노동자가

뛰면 얼마나 잘 뛰겠는가”하고는

영호의 꿈이 허황하다고 생각했다

 

‘조선아 달려라’는 신필름영화촬영소에서 1985년에 제작한 예술영화로 김세륜의 영화문학에 박승복이 연출하고 리정식이 촬영을 담당하였다. 깊은 산골마을 임산 작업소의 벌목공이었던 주인공이 마라톤 선수가 되려는 꿈을 키워서 마침내 국제 마라톤 경기에 출전하여 우승한다는 줄거리로 체육을 통한 국위 선양을 주제로 한다.

‘조선아 달려라’의 모델이 된 인물은 최창섭 선수이다. 최창섭 선수는 1975년 제45회 체코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2시간15분47초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최창섭 선수는 공훈체육인 칭호가 수여되기도 하였다.

영화는 평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마라톤 경기에서 량강도 선수를 의미하는 마크를 한 마라톤 선수가 힘겨운 모습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영호라는 청년이다. ‘조선아 달려라’의 주인공 영호는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를 꿈꾸는 벌목공 청년이다.

평양에서 진행된 대회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영호는 기차역에서 아버지가 운전하는 벌목차를 타려고 하였다. 하지만 영호의 아버지는 크게 화를 내면서 타지 못하게 하였다. 아버지는 아들 영호에게 “마을 사람들이 다 잠든 다음에 걸어서 들어가”라며 차갑게 말한다.

아버지가 화를 내는 이유는 성적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일등을 한다고 우쭐대던 놈이 겨우 9등 하는 것을 온 마을 사람들이 텔레비전으로 지켜보았기 때문이었다. 임산작업소 소장 춘보의 반응도 비슷했다. “아무렴 우리 같은 산골 노동자가 뛰면 얼마나 잘 뛰겠는가”하고는 영호의 꿈이 허황하다고 생각했다. 벌목일이나 열심히 하면 되는데, 임산마을 학교 분교장인 문규가 바람을 넣어서 헛된 꿈을 키우게 되었다고 나무랐다.

다시 벌목공 생활로 돌아온 영호에게 작업소 소장은 “한눈팔지 말고 일에 충실하라.”고 말한다. 작업소 소장은 평소에도 체육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우리 같은 노동자가 무슨 훈련인가. 작업이 끝나면 휴식을 취해야지.”하면서 영호에게도 마라톤을 그만 두라고 하였다.

작업소 소장은 청년들이 체육을 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영호가 마라톤을 한다는 것도 그렇고, 청년들이 스키장을 만드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녁에 청년들이 운동하는 것도 못 마땅했다. 벌목공은 작업이 끝나면 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과 달리 마을 청년들은 저녁이면 단체로 운동을 하였다. 영호는 집에서 달리기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작업소 소장에게는 금주라는 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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