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과의 따뜻한 동행…통일 향한 오솔길에서 나누며 갑니다”

[인터뷰]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 김정안 회장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9/02/21 [14:19]

“탈북민과의 따뜻한 동행…통일 향한 오솔길에서 나누며 갑니다”

[인터뷰]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 김정안 회장

통일신문 | 입력 : 2019/02/21 [14:19]

북한에서 ‘선물’이란 말은 수령이 인민들에게 하사하는 특별한 물건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부터 수령의 배려로 자기생일(명절) 때 전국의 아동·학생들에게 사탕과자 1kg이 든 선물봉지를 배급해주는 사례를 들 수 있다.

국가적인 명절 때마다 수령이 인민들에게 주는 ‘사랑의 선물’도 천태만상이다. 간부들에게는 손목시계, 칼라TV, 오디오, 고급식품 등이 차려지는데 주로 야간에 집으로 배달이 된다. 일반 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해서다. 반면 인민들에게 주는 선물은 돼지고기 500g, 술 1병, 담배 2갑, 두부 1모, 계란 3알 등을 들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상시 국가에서 공급받는 식량과 생필품 등 모든 것이 당과 수령의 선물이라고 당국에서 강조한다. 그렇게 교육을 해야 인민들의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계속 되기에 꾸준한 사상교육을 주입시켜주고 있다.

이런 미개한 사회에서 살던 탈북민들은 남한에서 각종 후원용품(일종의 선물)을 접하면서 다소 놀라워한다. 수년간 여러 탈북단체들 사랑의 후원용품 나눔 행사를 현장 취재하면서 특별한 남한단체가 있었다. 서울 금천구에 소재한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 사무실을 찾아 김정안 회장을 만났다.

▶단체를 소개해 달라.

지난 2007년 10월에 설립된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은 고용노동부 제378호로 허가되었다. 국가와 국민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희망찬 시대를 열어보자는 염원으로 출범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가정환경의 어려움으로 꿈과 희망을 펼치지 못하는 아동들을 후원하는 사회공익 법인으로 교육 및 사회복지 후원단체이다.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정기적인 후원을 받아 우리 사회에서 관심이 필요한 기초생활 수급자가정, 탈북민, 다문화가정, 한 부모가정, 장애인, 미혼모가정, 외국인이주 노동자가정 등에 장학금 및 지원물품을 공급해주는 일을 한다.

주로 생활용품으로 화장품, 주방용품, 세면용품부터 건강식품, 의류, 신발, 가방, 어린이장난감 등 다양한 물품이 있다. 주식회사 애경을 비롯해 LG생활건강, 일동후디스 등 20여개의 기업에서 1년에 보통 100억 상당의 현물후원을 받고 있다. 이것을 전국의 유관기관 100여개 단체를 통해 소외계층 2만 여명에게 골고루 배분한다.

▶장학금 사업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우리 단체에는 대략 1~3만원씩 후원하는 개인 회원들이 1만 명가량 된다. 그중 드물게 수 십 만원의 기부금을 선뜻 내시는 분도 간혹 있다. 그렇게 모인 후원금으로 전국의 소외계층 중 2000명의 학생에게 1인당 60~12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현금으로 들어오는 후원금은 대부분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해 기부자와 수혜자의 연락처는 철저한 비밀에 붙이게 되어 있다. 현물(기업의 기부상품)은 소외계층 가정에 분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07년 10월에 설립…국가와 국민의 꿈이

실현되는 시대를 열어보자는 염원으로 출범

1~3만원씩 후원하는 개인 회원들이 1만 명

수 십 만원의 기부금 선 듯 내는 분도 있어

모인 후원금으로 전국 소외계층 2000명의

학생에 1인당 60~120만원의 장학금 지원

 

▶기업의 기부상품에 대해서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수요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제품이 제고가 있을 경우 기업도 손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우리 단체를 통해 사회에 기부할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르는 세액감면도 받을 수 있고, 기부에 참여하는 기업이 자사 기업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어 서로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환경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후원 받은 상품이 반가운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약과 칫솔, 비누와 수건, 의류, 신발 등 생필품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소모품이다.

이 사업을 통해 기업은 상품을 홍보하는 격이고 그에 따르는 홍보비도 절약할 수 있다. 만약 그 물품을 보관하거나 폐기하려고 해도 많은 돈이 든다. 그뿐인가? 자원낭비이고 소중한 자연도 훼손시킨다. 그러니 당연히 국가도 이익이다.

 

기업에서는 수요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제품 제고가 있을 경우 손해 날 수 있어

이런 것을 우리 단체를 통해 사회에 기부

 

치약과 칫솔, 비누와 수건, 의류, 신발 등

생필품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소모품으로

다문화가정 수혜자들 표현은 잘 못하지만

눈빛 보면 감사해 한다는 것 알 수 있어

 

▶수혜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다문화가정의 수혜자들은 표현은 비록 잘 못하지만 눈빛을 보면 감사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전혀 없는 풍경(기부된 상품을 전달하는 행사)을 접하며 감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하는 일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 가끔 힘들 때마다 용기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원하는 대상에 탈북민단체도 있던데…

우리 단체 정관에 처음에는 탈북단체 지원조항이 없었다. 다년간 행사를 지속하다 보니 자연스레 탈북민단체도 지원하게 되었다. 물론 정관을 보완하였다.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가정 등과 함께 탈북민도 명시하였다.

남한사회가 겉으로는 3만 달러 시대요, 뭐요 해도 내부로 깊이 들여다보면 일부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물론 부익부 빈익빈이 있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취업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지원해준 탈북민단체는…

‘통일한울회’, ‘뉴코리아여성연합’, ‘통일미래연대’, ‘겨레얼통일연대’ 등이다. ‘통일한울회’와 ‘뉴코리아여성연합’은 각각 여성인 임예진 대표와 이소연 대표가 이끄는 단체이다. 참고로 탈북민 과반이 여성인 줄 안다. 각 탈북민 단체별로 나름 특성이 있어 보이며 비교적 젊은 사람들로 단체가 이루어졌다고 보여 진다.

▶화장품은 탈북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행사 현장서 보면 탈북여성들이 화장품이나 생필품을 받고 너무 좋아한다. 비싼 상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에게는 단돈 1만원이 얼마나 귀하겠는가? 후원 상품을 전달 받고 “북한에서는 당간부집 자녀들만 쓰는 이런 고급 화장품을 받으니 너무나 감사하다” 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탈북민들이 적지 않다.

 

탈북여성들 화장품 받으면 너무 좋아해

통일미래연대, 겨레얼통일연대 등 후원

통일한울회와 뉴코리아여성연합 여성인

임예진 대표·이소연 대표가 이끄는 단체

과반이 여성…젊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최근 탈북민들과 함께 한 행사는…

작년 12월 8일 탈북민 20여명, 우리 단체 회원 50명, 모두 70여 명이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으로 가서 겨울철 연탄봉사를 하였다. 3시간 동안 2000장의 연탄을 날라서 산 비탈진 곳에 위치한 영세민 가정들에 배달하였다.

그날로부터 열흘 뒤, 마포경찰서에서 탈북민단체인 ‘통일미래연대’와 함께 김장 나눔 봉사를 했다. 그날 탈북민들의 수고로 만들어진 김장은 독거노인가정, 소년소녀가정, 장애인가정 등 주변의 소외된 계층에 정성껏 전달되었다.

▶탈북민과 함께 하면서 무엇을 느꼈나?

탈북여성들이 힘든 사회(북한)에서 태어나 살아서인지 일을 엄청 잘하는 것을 보았다. 남한 여성들에 비하면 힘도 두 배나 센 것 같다(웃음). 다시 말해 생활력이 강하다고 할까? 여하튼 좋은 인상을 받았다. 탈북남성들도 대부분 10년간의 군사복무서 단련되었는지 무슨 일을 하든지 똑 소리 나게 한다는 인식이 들었다.

 

작년 탈북민 20여명, 회원 50명 등 70명

상도동에서 겨울철 연탄봉사…3시간 동안

2000장의 연탄을 영세민 가정들에 배달 해

통일미래연대와 함께 한 김장 나눔 봉사로

만들어진 김장은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정

장애인가정 등 주변의 소외된 계층에 전달

 

▶요즘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개인적으로 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아주 잘한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너무 퍼주기, 할 말도 못하는 비굴함 등에 대해 지적하지만 미래지향적 대승적 차원에서는 그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고 전진 할 줄 알아야 한다.

경협과 인권을 같이 병행하자는 일부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북한이란 특수사회에는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 과거처럼 북한의 무모한 핵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했던 시간은 전혀 없지 않는가.

과거 남북관계가 긴장함을 넘어 일촉즉발의 상태로 되었을 때를 보면 기업의 기부상품도 현저히 줄어든다. 그것이 알게 모르게 적용되는 남북관계상 기업의 특성이다.

탈북민지원도 줄어들고 대북지원도 줄어들면 결국은 북한주민들이 손해다. 남북관계가 좋아 질수록 북한주민들에게 좋은 영향이 되는 점도 분명 있다.

 

탈북민이 바로 북한주민이라고 할 수 있어

물품을 그냥 지원해주니 처음에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것 이제 친밀하고 가까워져

 

▶북한 지도부나 간부계층이 좋은 것 아닌가?

물론 그들이 먼저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단순히 봐도 남한에서 쌀이 올라가면 간부나 군인이 우선 공급받겠지만 그들이 먹던 옥수수나 밀가루라도 주민들에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조금 크게 보면 군인도 북한주민들의 자식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남한에서 한 해 식량보관비로 수천억 원이 소요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북한주민들을 어떻게 보나?

내가 북한에서 살아보지 못해 잘은 모르겠으나 탈북민이 바로 북한주민이라고 본다. 탈북민들이 우리 단체에서 물품을 그냥 지원해주니 처음에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것이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서로 친밀하고 허물없이 가까워졌다.

마찬가지로 북한주민들에게 쌀이며 생필품 등을 많이 지원해줘서 진실성을 보여주고 경계감을 없애야 한다. 남한국민들이 자기들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인상을 주다보면 그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통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60년 12월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다. 군복무(1980~83)를 마치고 상경하여 지금까지 서울에 살고 있다. 노량진한국법학원장, 대일고시학원장, 강남한국법학원장, 평촌한국법학원장, 다문화사랑공동체이사 등을 역임하였다. 2014년 7월부터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 4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2007년에 설립된 본 단체는 초대회장이 3억 원을 출연하여 설립되었다. 5년 전 김동우 부회장과 협력하여 열심히 뛰어온 결과 장학사업, 연탄봉사, 김장행사 등 처음보다는 취약계층을 위한 폭넓은 행사를 많이 하고 있다.

▶북한과 인연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가문에 실향민이나 이북과의 어떠한 연고도 전혀 없다. 사단법인 ‘희망을나누는사람들’ 회장으로 봉사하면서부터 탈북민, 대북문제, 통일문제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북한주민은 미우나 고우나 우리가 베풀고 끌어안아야 할 동포이다. 탈북민과 우리가 함께 잘 어울리는 것은 통일예행연습이나 마찬가지이다.

 

2014년 ‘희망을나누는사람들’ 4대 회장 역임

이북과 연고 없지만 회장으로 봉사하면서부터

탈북민, 대북문제, 통일문제 등 관심 갖게 돼

북한주민은 우리가 베풀고 끌어안아야 할 동포

우리가 함께 잘 어울리는 것은 통일예행연습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북관계가 보다 좋아져서 왕성한 경제교류, 이산가족상봉 등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금강산과 평양, 신의주와 백두산 정상에도 가보고 싶다. 남한에서 남는 쌀을 북한주민들에게 주고 북한에서 철강, 구리, 아연 등 금속을 들여올 수 있지 않겠나.

남북이 서로가 필요한 것을 주고 받다보면 마음도 열리고 정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서로의 미운 감정도 자연히 없어질 수 있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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