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경제인들 “적극적 활동으로 경험 축적…고향재건에 역군 될 것”

[인터뷰] 탈북경제인들의 디딤돌, NK경제인연합회 노현정 회장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9/06/04 [16:23]

탈북경제인들 “적극적 활동으로 경험 축적…고향재건에 역군 될 것”

[인터뷰] 탈북경제인들의 디딤돌, NK경제인연합회 노현정 회장

통일신문 | 입력 : 2019/06/04 [16:23]

NK경제인연합회는 중소기업청 산하 법인단체이다. 탈북경제인들의 안정적인 경영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자식의 성장을 위해 애쓰는 어머니와 같이 그들을 따뜻이 품어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NK경제인연합회 노현정 회장(여 55)의 말이다.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 수는 2017년에 3만 명을 넘어섰다. 통일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남북하나재단과 지역 하나센터, 지인, 친구, 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취직하고 있다. 취업 후 관련 분야에 종사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한 일부 탈북민들은 장기적인 미래설계와 자립을 꿈꾸며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남북하나재단에서 15세 이상 탈북민 2,715명을 방문조사한 뒤 발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1%가 자영업을 선호하였고, 국가기간이나 공기업이 26.4%, 중소기업이 13.5%, 대기업이 11.8% 순이었다.

탈북민들은 남과 북의 서로 다른 경제시스템과 문화의 이질성으로 취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북민 대부분이 중년 이후에 입국한 사람들이다보니 높은 취업 장벽으로 창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창업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시스템과 업종의 특성, 경험이 부족한 탈북민들에게는 취업과 창업은 생소하기만 하다.

 

남북하나재단, 15세이상 탈북민 2,715명

방문조사 한 뒤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1%가 자영업을 선호하였고

국가기간이나 공기업 26.4%, 중소기업이

13.5%, 대기업이 11.8% 등 순으로 발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 회장은 2011년에 탈북 경제인들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NK경제인연합회 발족을 위한 1차 모임을 가졌다. 2년 동안은 탈북민 기업가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2013년 6월에 탈북민기업들의 현황과 문제점, 해결방안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2014년 7월에 중소기업청에 설립허가를 신청하여 그해 12월에 출범식을 가졌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들의 단체들 중에 북한인권개선, 탈북대학생 정보공유, 취업교육을 통한 성공적인 정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출범한 단체들이 많으나 탈북경제인들을 위한 단체는 NK경제인연합회가 유일하다.

NK경제인연합회 설립동기 2007년에 대한민국에 입국한 노 회장은 북한에서 무역을 한 경험을 토대로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평양, 함흥, 원산, 혜산 등 북한의 주요도시들에서 약초와 광석 등을 중국에 수출하고 공산품들을 수입하여 국영상점들과 시장들에 공급하는 일을 해왔던 노 회장은 한국에 입국해서도 자신은 취업보다 창업이 적성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2008년에 사업가인 남편의 도움으로 광고업을 시작한 노 회장은 2010년에는 자기 명의의 광고업체인 ‘백두산광고’를 설립했다. 자영업을 시작하면서 자영업 진입과 유지에 필요한 설립절차, 회계, 경영업무 등 다양한 문제들이 남한사회에 생소한 탈북민기업가들에게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창업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시스템과 세무문제도 혼자하기보다 여럿이 함께 하면 더 쉬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들에 관련 기구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찾아다녔다. 그러나 어디서나 탈북경제인들을 위한 기관이나 기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탈북민기업가들을 대변할 단체를 설립하고 이끌어 나갈 탈북민 출신 리더를 물색하였으나 설립 의도는 좋다고 긍정해주면서도 누구도 어려운 이 일을 맡으려 하지 않았다. 2011년 11월에 탈북민 자영업희망자들과 탈북민기업가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위한 ‘한민족상생협력위원회’를 창립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을 찾아가 한정화 청장을 만나 간담회를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기회였다.

한정화 청장은 산하 부서들에 탈북경제인들을 위한 법인설립과 장기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할 데 대해 과업을 제시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임원진들과 국장, 과장들이 탈북민기업가들에 대한 파악도 없었고 선뜻 법인설립과 차후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꺼렸던 것이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노 회장의 노력으로 2013년 6월에 ‘탈북민 기업들의 현황과 문제점, 해결방안’을 주제로 관련세미나가 열렸다. 이어 그해 7월에는 탈북경제인연합회 설립준비토론회, 10월에는 탈북경제인 연합회 이사진 협의회가 개최되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영업 진입과 유지에

필요한 설립절차, 회계, 경영업무 등 다양한

문제들이 탈북민기업가들에게는 큰 걸림돌

될 수 있음 알게 돼…2011년 교육과 지원

위한 ‘한민족상생협력위원회’ 창립을 위해

중소기업청 찾아 간담회 한 것이 큰 기회

 

2014년 6월에 창업진흥과 김성섭 과장의 긍정적인 호응으로 한민족상생협력연합회 창립총회가 진행되었고 임원진이 구성돼 정식명칭을 지금의 ‘NK경제인연합회’로 결정하였다. 2014년 8월에 발족한 NK경제인연합회는 지속적으로 탈북경제인들의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NK경제인연합회의 주요사업 탈북민경제인들에 대한 교육과 경영컨설팅, 자립성 지원, 권익보장을 위한 연대강화가 연합회가 하고 있는 사업이다. 우선 탈북민기업가들의 경영 컨설팅과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의 포럼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 공모사업 선정을 위한 서류작성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기업운영을 지원한다.

다음으로 탈북민경제인들의 자립을 위한 경제활동 지원 사업으로 탈북민경제인들의 제품 판로 및 홍보 마케팅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관련 사업을 위한 신문, 잡지, 소식지를 발간한다. 탈북민경제인들의 권익보장을 위한 연대 활성화, 남북한 경제교역을 위한 징검다리역할을 맡아하고 있다.

NK경제인연합회 노 회장은 주요사업을 위한 단기, 중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여 왔다. 단기사업은 단체설립초기에 중소기업청 내 전담부서와 담당자를 지정하고 초기 운영을 위한 예산확보와 사업 참여지원, 탈북경제인 현황파악 및 경영개선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경영 컨설팅과 지원센터운영, 창업에 도움 되는

포럼과 세미나 진행…공기관 공모사업 선정위한

서류작성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기업운영 지원

자립 위해 제품 판로·홍보마케팅 등 사업 진행

탈북민경제인들의 권익보장 위한 연대 활성화

남북한 경제교역 위한 징검다리역할 맡고 있어

 

설립초기만 해도 탈북 경제인들의 창업자금규모, 업종, 지역분포, 입국 후 창업시점, 창업실패사유와 실태 등 모든 것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중소기업청과 유관기관들과 함께 관련 조사를 진행했고 지속적인 조사검토를 하고 있다. 그리고 애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을 통해 개별적인 컨설팅도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 3만 여명이 넘는 탈북자들 중 자영업자는 1,2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에 물류운송업이 400여개, 편의점이 200여개로 가장 많다. 취업을 하였다가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후에 창업을 하는 한국인들과 달리 취업문턱이 높은 탈북민들은 취업의 어려움으로 처음부터 자영업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정착초기의 낮은 신용등급과 경험부족으로 이런 조기창업은 피하도록 권유한다. 그러나 관심 있는 탈북민들에게 창업관련교육을 통해 희망의 싹을 틔워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다수의 탈북민들이 남한정착과정에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세무, 회계, 인허가, 창업설립과 지속적인 유지를 위한 다양한 서류작성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노 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K경제인연합회를 설립했다”며 시장경제시스템과 창업의 전반적인 과정과 절차에 대해 탈북경제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NK경제인연합회장의 자문과 교육지원으로 많은 탈북경제인들이 새롭게 창업해 지속적인 관심으로 상생하고 있다.

탈북경제인 김용철(BL전자테크 대표)는 태양광 충전시스템을 갖춰 별도 배선 없이 안전경고가 필요한 곳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안전경고등’을 제작하여 특허를 받았다. 그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안전을 위한 태양광 안전경고등을 제작하는 제조업체인 비엘전자테크를 설립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자금조달과 서류작업이었다고 한다.

관공서와의 사업공모에서 서류상의 실수로 사업 착수가 지연되기도 했지만 기술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 받았고 NK경제인연합회의 도움으로 서류작성과 행정절차를 끝낼 수 있었다. 탈북경제인 안성희(해성푸드 대표)가 운영하는 수산물 유통회사는 생선구이, 해물찜 등이 주된 메뉴인 음식점과 관공서 구내식당에 수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대응, 2018년부터 탈북민들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 창업교육’을 진행

교육통해 전문 셀러의 기본개념부터 온라인

판매와 무재고 배송대행 프로세스, 상품등록

관리 등 온라인 쇼핑몰 창업 위한 과정 배워

 

꾸준한 노력으로 창업을 시작한지 1년 만에 30여 개의 거래처를 확보한 그의 성공비결 뒤에는 NK경제인연합회를 통해 ‘현대 희망드림 기프트카’(자립자활 의지가 뚜렷한 예비 창업가에게 현대회사에서 차량을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되어 차량을 지원받은 것도 한몫 했다. 노 회장은 현대 희망드림 기프트카 선정사업을 위한 안내와 서류작성을 지원해주어 해마다 2~3대, 현재까지 12대의 차량을 탈북경제인들이 활용하도록 도와주었다.

2018년 12월 24일에 서울 강남 뉴힐탑호텔에서 ‘2018 북한이탈주민기업가 육성사업 성과보고 및 남북한 경제인 교류회’가 개최되었다. 교류회에는 150여 명의 탈북경제인들이 참석하였으며 탈북민 우수기업 대표 표창수여, 감사패와 공로패수여, 우수사례발표, 탈북민 고등학생과 대학생 장학금도 수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전 중소기업청)는 NK경제인연합회 설립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탈북경제인들의 자립성이 커가고 있다. NK경제인연합회 활성화와 탈북민 기업인들의 성공은 연합회 김현철 사무총장의 노고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윤치선 시그나이터 이사, 김태현 송파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장창권 (사)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사무처장 등 관심 있는 한국 분들의 노력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경제인들이 성장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대응하여 NK경제인연합회는 2018년부터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 창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2기의 ‘탈북민 B2B무재고 쇼핑몰 창업교육’이 진행되었고 올해에도 현재 3기가 진행되고 있다. 탈북민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전문 셀러의 기본개념부터 온라인 판매와 무재고 배송대행 프로세스, 상품등록 및 관리 등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위한 전반적인 과정을 배우게 된다.

NK경제인연합회, 통일의 가교역할 NK경제인연합회는 탈북민들의 경제적인 안착을 통해 탈북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고 상호이해와 갈등해소, 통일 환경마련을 위한 징검다리역할을 하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은 미개척지, 처녀지로서 전망이 크다. 탈북경제인들은 통일 후 북한에서 가교역할을 담당해야 할 인재들이다.

탈북경제인들의 꿈은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여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통일시대에 ‘내 고향의 재건을 위한 역군’으로 되는 것이다. 노 회장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구어낸 북한출신들의 성공은 실향민들로부터 시작되었다며 통일시대를 맞으며 탈북민들도 고향선배들의 뒤를 이어 통일시대 경제인으로 성장해가자고 강조한다.

 

남한경제 일궈낸 실향 1세대에 자부심

고향선배 뒤 이어 통일시대 경제인으로

남북한 가교역할 담당할 인재로 성장

 

강원도 통천이 고향인 현대회사 정주영 회장, 사리원이 고향인 에이스침대 안유수 회장, 함남 함주가 고향인 샘표식품 박승복 전 회장과 오리온과 동양그룹 창업주인 이양구 전 회장, 평북 영변이 고향인 남양유업 홍두영 전 명예회장, 함남 북청이 고향인 린나이코리아 강성모회장, 원산출신인 오뚜기 함태호 전 회장, 개성출신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서성환 전 회장과 한일시멘트 허채경 전 명예회장, 함남 북청출신인 김복용 매일유업 전 회장, 황해도 옹진군 출신인 허창성 삼립식품 전 명예회장, 강원도 김화군(북)출신인 삼양식품 창업주 전중윤 전 회장, 공동 창업한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인 황해도 봉산출신들인 장병희 전 회장과 최기호 전 회장 등 많은 실향민들이 맨손으로 내려와 경제적인 기적을 이룬 분들이다.

전문가들은 탈북민 창업가는 남과 북의 문화와 시장을 모두 잘 아는 사람들로, 통일시대가 열린다면 북한에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일시대에 탈북경제인들과 함께 하는 NK경제인연합회 역할의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형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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