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통일은 정책보다 전략이어야

전경만 KRINS 석좌연구위원 | 기사입력 2021/06/15 [22:51]

[통일칼럼] 통일은 정책보다 전략이어야

전경만 KRINS 석좌연구위원 | 입력 : 2021/06/15 [22:51]

▲ 전경만 KRINS 석좌연구위원

한국은 능동적 통일전략보다 수세적

입장으로 대북관계 자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는 1945년 전후해 소련공산체제의 팽창전략에 대한 추종세력과 거부세력이 이념 및 이해관계로 충돌하자 1300여 년의 통일국가체제를 상실해 있다. 상식 있는 국민은 작금의 분단 상황과 이를 대하는 남북한 당국의 태도를 보며 한국주도의 통일이 과연 가능할지 매우 우려한다.

북한정권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헌법의 상위 규정인 노동당규약을 개정하여 당면목적을 ‘공화국’의 북반부에서 부강한 사회주의 건설과 전국적 범위에서 자주적 사회민주주의 발전에, 그리고 최종목적을 인민의 이상인 공산주의 사회의 완전한 건설에 두며, 이를 위해 강력한 국방력 건설을 다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이 이같이 한반도의 사회주의화와 공산주의화의 순차적 실현을 규약 목적으로 명기한 것은 전례가 없다.

이에 비해 한국은 통일이슈를 사실상 유보한 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란 이름하에 정당한 북한정권 비판이나 대남적대 언행에 대한 유감도 배제하고 있다. 북한이 1970년 이래 정세에 편승해 명분과 의도를 기민하게 혼용하면서 대남 통일전략을 가동하고 있음에 반해, 한국은 능동적 통일전략보다 수세적 입장으로 대북관계 자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72년 남한이 북한의 GDP를 최초로 앞서자 자신감을 얻어 대북회담을 추진해 합의한 3대 통일원칙도 북한이 표방한 통일전략과 기실 다르지 않았다. 소련과 동유럽국가의 체제붕괴가 한창이던 1990년대엔 북한도 체제위기를 극복코자 각종 남북협상과 합의에 응할 때도 한국은 통일기회보다 북한정권 살리기를 앞세웠다.

그 이후 공포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도, 2000년 이래 합의한 각종 공동선언이나 비핵화 등의 군사합의도 통일전략보다 대북정책 차원에서 추진되었다고 평가된다.

남북한은 1991년 9월 개별국가로 유엔에 동시 가입했으면서도 12월엔 상호관계를 통일을 위해선 국가 대 국가관계로 보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은 ‘공화국’의 북반부, 전국적 범위 및 온 사회라는 용어로 한반도를 대체함으로써 한국의 존재를 부인하며 ‘조국통일’ 전략을 일체화하고 있다.

한국도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헌법에 천명함으로써 북한 존재를 부인하며 통일달성을 국가적 소명이자 대통령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즉 북한도 남한도 상대를 실체적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통일대상으로만 삼고 있다. 그렇다면, 선진개방체제의 월등한 국제위상과 자유민주적 가치를 누리고 있는 한국이 통일을 주도하는 것이 국민의 미래 통합기대에 부합하고 국제사회와 북한주민에게도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통일문제를 대북문제와 분명히 구분하여 정책보다 전략으로서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전략은 국민의 중장기 소망과 요구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의 총체적 목표와 지침임에 비해, 정책은 정부가 그 지침에 따라 상황에 맞게 집행하는 하위수단에 해당한다. 국가차원에서 전략과 정책은 팩트로서의 국가정보에 철두철미 입각하되 전략은 지향성과 효과성을, 정책은 투입하는 노력, 재정과 기간 등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각각 검증 평가받아야 한다.

즉, 한국의 통일전략 목표와 기조는 자유민주제도의 한반도 전역 확장이지 결코 연방제나 일국양제에 의한 형식적 통일달성에 있지 않다. 따라서 대북정책은 북한정권과의 타협책이나 유화책이 아니라 정권을 초월해 북한주민의 친한화(親韓化)와 북한당국의 인식변환을 종용할 각종 방안이어야 한다.

정부가 통일전략과 대북정책을 분별해 구상하고 시행할 때, 명기해야 할 점이 셋 있다. 첫째, 국가구성의 세 요소인 주권, 국민, 영토를 대외적으로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상시 임무이므로 이들에 파손을 가할 수 있는 통일전략과 대북정책은 삼가야 한다. 동시에, 북한이 부쩍 획책하는 회색지대 통일수단인 사이버공격과 후방지역 정보공작을 봉쇄한다.

둘째, 해외통일사례에서 교훈을 찾되, 특히 무력충돌과 평화협정 체결을 반복하다가 합의통일을 했지만, 갈등 4년 만에 전쟁으로 재통일해야 했으나 십년 넘게 내란상태에 머문 남북예멘 사례를 중시한다. 국민적 합의보다 정치적 타협에 의한 통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민족과 국민의 관계를 시대적 보편성을 제대로 반영해 설정한다. 북한은 아직도 제국주의와 동맹을 반대한다는 시대착오로 ‘우리 민족’과 ‘자주성’을 주창하고 있다. 잉카족의 순식간 멸망, 쿠르드족의 한량없는 유랑, 위구르족의 비인간적 생활 등은 안보역량을 갖춘 국민국가만이 민족가치를 향유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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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치 2021/06/18 [11:59] 수정 | 삭제
  •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자강도 만포방사공장 노동자들 휴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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