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북한 쓰레기에 얽힌 이야기 생동하게 담아

서해5도에서 북한쓰레기를 줍다 / 강동완 자음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01/06 [05:08]

[화제의 신간] 북한 쓰레기에 얽힌 이야기 생동하게 담아

서해5도에서 북한쓰레기를 줍다 / 강동완 자음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2/01/06 [05:08]

 



1년여 동안 백령도와 소연평도 등

서해5도에서 주은 북한 생활쓰레기

제품포장지 분석내용 면밀하게 기록

 

북한 생활쓰레기 안에 감춰진 보물찾기 어느 날 백령도를 여행하던 중 해안가서 낯선 포장지를 발견했다. 분명 한글로 쓰였는데 한국제품은 아니었다. 평양공장, 국규(국가규격), 단물 등 단어를 살펴보니 바로 북한제품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서해5도 곳곳을 누비며 쓰레기더미를 뒤졌다. 북한과 인접한 해안가에는 파도에 밀려서 떠내려 온 북한 생활쓰레기가 가득하다. 한동안 이 지역에서 수거한 북한 생활쓰레기 제품 포장지는 모두 708종의 1,414점이다.

 

음료류, 당과류, 식품, 의약품, 잡화 등 그 종류가 엄청나다.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에서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지가 의아할 뿐이다. 그렇게 하나둘 모은 생활쓰레기는 북한사회를 아는 소중한 자료이자 보물이 되었다.

생활쓰레기 포장지는 북한제품의 브랜드와 디자인, 생산지(공장) 현황 그리고 당국의 정치선전을 엿볼 수 있다. 북한사람들의 생동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서해안의 ‘평양마켓’으로 함께 떠나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서해5도에 떠밀려온 북한쓰레기에 얽힌 이야기를 생동하게 담았다.‘서해5도에서 북한쓰레기를 줍다’는 제목 그대로 저자가 1년여 동안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대연평도, 소연평도 등 서해5도에서 꼼꼼하게 주워 모은 북한 생활쓰레기 가운데 제품포장지 분석내용을 면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강동완 교수는 지난 1년간 북한과 인접한 서해5도의 곳곳을 누비며 수거한 북한 생활쓰레기 제품 포장지에 대해 “하나둘 모은 생활쓰레기는 북한사회를 읽는 소중한 자료이자 보물” 이라며 이런 것에도 분명 연구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북한 생활쓰레기를 당과류, 유제품류, 제빵류, 음료류, 양념류, 식품류, 술·담배류, 잡화류, 의약품류 등 모두 9가지로 분류한 다음 상표와 생산(제조)공장, 주성분 등 상품의 개별적인 특성을 전문가답게 분석했다.

독특한 서체와 캐릭터가 그려진 개별 상품 포장지는 북한의 디자인과 브랜드 현황은 물론 정치선전(프로파간다)을 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상 북한은 모든 상품의 국가제품이기에 개인의 취향에 따른 디자인은 없다고 본다. 

 

대학생들에게 통일시대를 염두에 둔 미래설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북한관련 과목을 가르친다. ‘문화로 여는 통일’이란 주제로 북한에서의 한류현상, 남북한문화, 사회통합, 탈북민 정착지원, 북한미디어연구 등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저자의 “통일을 못보고 죽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믿음에 공감한다. 통일된 조국의 땅을 맨발로 걷고 싶은 게 소원이라는 말에 주목한다.

 

도서출판 너나드리 펴냄. 정가 35,000원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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