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포기 달성은 일장춘몽…강한 메시지 보내려 한 것”
김정은, ICBM 발사장에서 딸 공개…
북핵개발 사상정신적 기초가 김형직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에 있다는 강한
메시지 보내려는 것
태영호 국회의원 | 입력 : 2022/11/21 [19:28]
김정은이 ICBM 발사장에서 딸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세계는 ICBM의 기술적 진전보다는 딸을 ICBM 발사 통해 공개한 이유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혹자들은 어린 딸과 부인이 함께 지켜볼 정도로 ICBM의 신뢰성 선전, 핵무기 개발에 대한 결연한 의지, 후대 세대 위한 평화 수호용 이미지 각인 등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다 일리가 있는 평가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ICBM을 배경으로 딸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 한 장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본인에게는 북핵 개발의 사상·정신적 기초가 김정은의 증조부 김형직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청소년 시절부터 장기성을 띠고 힘든 일을 시킬 때 김형직이 지었다고 선전하는 ‘남산의 푸른 소나무’노래를 자주 부르게 한다. 중국 공산당에 ‘우공이산’ 정신이 있다면 북한 노동당에는 김일성이 자주 사용하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이 있다.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은 그 어떤 외세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민족자체의 힘으로 개척해야 하며, 몸이 찢겨 가루가 된다고 하여도 굴함 없이 싸워 성취해야 하며, 본인의 생애에 이루지 못하면 자식 대에 그래도 안 되면 손자, 증손자대를 넘어가면서라도 끝장을 봐야 한다는 소위 ‘계속혁명 사상’이다.
김일성의 주체사상도 ‘남산의 푸른 소나무’ 노래에 기초하고 있고 북한의 세습통치 당위성도 김씨 일가가 대를 이어 북한을 통치해야 언제인가 한반도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에 기초하고 있다.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을 북한의 핵무력 정책에 접목시켜 본다면 북한의 핵무기개발이 힘들더라도 철저히 자력으로 완성해야 하며, 어떤 난관이 조성되어도 반드시 완성해야 할 숙원사업이며, 핵에 기초한 한반도 통일을 김정은 대에 못하면 김정은 자녀 대에 가서라도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은 ICBM발사장에 딸과 함께 등장한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북핵포기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한미일 등 세계가 중국을 통해 북핵포기를 달성하려는 것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이다.
김정은이 ICBM 발사장에서 딸까지 공개하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절대불변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실정에서 대한민국도 한미동맹에 기초한 확장억제력 실행력을 높이는 것과 함께 한시적 핵 보유 통한 ‘직접 억지력’ 확보문제도 장기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태영호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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