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독일에서 느꼈던 한반도의 청년들과 남북관계

안향아 한반도청년미래포럼 운영 총괄 | 기사입력 2023/04/11 [19:38]

[포럼] 독일에서 느꼈던 한반도의 청년들과 남북관계

안향아 한반도청년미래포럼 운영 총괄 | 입력 : 2023/04/11 [19:38]

13살에 독일에 유학을 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학부까지를 독일에서 졸업했다. 정치사회학을 전공하면서 김일성 3대 세습의 체계 분석을 주제로 졸업 논문을 완성하고 귀국했다. 가치관 형성에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시기를 독일에서 보냈고,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석사과정인 통일학 협동과정에 재학하면서 한반도 분단과 통일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통일과 연관된 두 나라로부터 자아 정체성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온 경험자로서  경험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친구들은 모두 독일 통일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다. 한국에서 바라보는 독일이나, 독일 통일 이후에 태어난 청년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하나 된 독일이었기에, 일반적으로 분단에 대한 인식이나 민감도가 떨어졌다. 직접 질문을 해도 우리는 통일 이후에 대해서 태어난 세대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아”, 혹은 한국처럼 잘 생각하거나 알지 못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마치 한반도의 분단 속에서 태어난 전쟁 이후의 세대들은 분단이 너무도 당연하듯이, 독일 청년들에게는 분단은 그들에게는 현안보다는 선대의 역사로서 자리하고 있었다. 난민 수용소에서 일하며, 독일 내에서 인권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독일에서 배웠던 인권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인권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후 나는 혼란을 직면해야 했다.

 

한국은인권이란 말 자체에 거부감


한국에 귀국하여 독일에서 꿈꾸던 북한 인권단체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독일에서 배우던 인권과는 한국 내의 풍토가 뭔가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분야 종사자분들을 포함 대다수의 국민들이 인권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거나, 단어 사용을 조심스러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권에 대해서 어느 유형의 인권을 논하는지에 따라 정치적인 프레임이 씌워졌다.

 



예를 들어 노동자의 인권을 논하면 진보’, 북한 인권을 논하면 보수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 원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식민 지배와 분단, 그리고 전쟁, 급속도로 이루어진 경제 성장과 산업화와 민주화는 한반도의 잠재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많은 부작용과 부재를 발생시켰다.

 

 정치에 대한 관념, 정치의식, 시민 의식이 생존과 급속 성장이라는 틀 속에서 민족 담론 등과 같은 이념, 관념들에 융합되어 결핍 상태로 남아있거나, 변질되어 정치 양극화 및 그 외의 현존하는 수많은 사회의 부작용들을 일으킨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들 속에서 남북 관계와 북한 인권 문제, 인도적 지원 문제는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며, 염증이 깊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로벌 기준의 인권 의식은 남북 모두에게 중요한 이슈임을 깨달았고 더 나아가 통일 역시 청년 세대의 미래 역사에 많은 것들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독과 서독 정보 유출입 자유로워

 

독일 통일은 내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논하자면, 한국 통일과 너무도 다르다. 단적인 예시로 동독과 서독은 정보의 유출입이 상대적으로 한반도보다 제한적이지 않았다. 물론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케이스이기에 습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이나 먼저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해 분석하여 이를 반복하지 않은 것이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 독일 통일이 논해지는 것에 비해, 한국은 통일이나 인권에 대한 논의 그 자체의 준비가 더욱 시급해 보인다.

 

 이제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같은 레토릭적인 통일은 청년 세대에게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 통일인지, 북한이 어떠한 나라인지 기본적인 학습과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정치에 대한 개념 확립과 민주주의 시민 교육이 동반되어 정쟁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에서 이념 갈등이라고 불리는 안개처럼 모호한 이데올로기로부터 탈피한 뒤에 통일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들 역시, 고찰해야 한다. 한반도 이슈가 청년들의 미래에 있어 어떠한 변수가 될 수 있고, 또한 현재 원하는 삶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남북관계를 향해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청년들을 위해 세대 갈등을 초월하여, 기성세대들도 청년들의 고민과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후대를 생각하여 지원해 줄 것을 독일에서 삶의 반 이상을 살다 온 한반도민으로서 간청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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