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대응 전망과 과제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23/12/01 [18:16]

대만과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대응 전망과 과제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 입력 : 2023/12/01 [18:16]

20222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각자도생의 신냉전 시대가 본격화되었고, 글로벌 차원에서 4개의 전선이 형성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4개 전선 형성과 미·중 충돌 가능성

 

1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교착 국면에 빠져 있으나 양국 모두 20243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에 돈바스 수복 의지를 공개 천명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및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공개 승인한 푸틴 대통령의 잠재적 청중비용이 매우 높아 양국 모두 휴전에 응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NATO와 러시아 간의 군사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0226월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NATO 정상회의에서는 새로운 전략개념서가 채택되었다. 여기서 NATO는 러시아를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명시하고 폴란드에 미 제5군단 사령부의 배치를 결정했다.

 

202310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전격적으로 발발했고 하마스(Sunni)와 결이 다른 레바논의 헤즈볼라까지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이슬람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이란의 다중저항전선전략에 의한 것이다. 상황 악화로 이란과 시리아 참전 시 미국의 개입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커져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대만의 행태를 통해 유추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대만은 202354일 전시 동원을 목적으로 한 민안훈련에서 최초로 타이페이 함락을 가정해 예비군 동원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1984년 이래 매년 실시해오던 한광훈련을 2023515일부터 4일간 실시했는데 39년 만에 최초로 외국인 소계 작전을 실시했다. 특히 공중회랑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 및 일본의 군용기가 대량 투입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세간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점을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경으로 보는 관점이 우세했으나, 현재는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이자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2027년경으로 보는 관점이 우세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 및 핵무력 고도화

 

북한은 20134월 핵보유국법(핵보유국 지위, 전쟁억제, 보복타격)을 제정한 데 이어 20229월엔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했다. 특히 핵무력정책법 6조에는 핵무기의 5가지 사용조건이 명시되어 있는데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이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아산정책연구원과 RAND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현재 최소 180~22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탄두가 2030년경엔 300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보유목표는 5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지어 북한이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바,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러시아의 최신 군사기술(군사위성, SSN, ICBM )의 북한 이전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여 승리한다는 미국의 군사전략은 2012년에 전면 수정되었기에 상기한 4개 전선에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얼마나 가능하고 실효적일지에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4개전선 가운데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전선은 강대국 간 직접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가장 큰 대만 전선이다. 놀랍게도 분석 방법과 분석 시기가 완전히 다른 질적연구와 양적연구가 제공하는 함의 모두 미국과 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널리 알려진 Harvard Thucydides’s Trap Project에 따르면, 1488년에서 2017년 사이(530) 세계적 차원의 패권 경쟁이 있었던 16개 사례 가운데 12개 사례가 전쟁으로 귀결됐다(75%). 그런데 12개 전쟁 사례 가운데 11(91.67%)가 제해권 경합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미·중 양국의 전략경쟁이 이념, 군사, 경제, 기술, 사이버 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서태평양 제해권을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다. 서태평양에서 전개되는 양국의 해·공군력 현시 경쟁과 함정이나 군용기가 충돌할 뻔한 사건이 빈번히 반복되는 것은 “Wars usually begin when fighting nations disagree on their relative strength”라는 문구와 우발적인 사건이 방아쇠가 되어 전쟁으로 치달은 1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을 연상시킨다.

 

더구나 우발적인 충돌이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제도적 장치를 고안한 냉전 시대의 미·소와 달리 현재 미·중 사이에는 그러한 장치가 전무(全無)한 상태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 전쟁 발발 가능성 91.67%”는 중대하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을 대입하면, 동아시아에는 대만, 센카쿠 열도 및 한일 대륙붕공동개발협정의 종료(2028.6.22)로 인한 중국의 7광구(JDZ) 관여와 관련된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구단선 및 4개 군도(서사, 남사, 동사, 중사)와 관련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있다 역외 세력인 NATO(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와 한국, 일본, 호주, 베트남, 필리핀 간의 군사적 연대 그리고 역외 세력인 러시아와 No Limit Partnership을 천명한 중국 및 북한 간의 군사적 연대가 치열한 군비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0회였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및 대만 해협 통과 작전을 2019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17회로 1.7배 증가시켰으며, 중국은 2019년까지 연평균 10회였던 대만의 ADIZ 침범 횟수를 2020년부터는 연평균 1,125회로 100배 이상 늘렸다.

 

훈련을 빙자한 양국의 항모전단 현시도 매우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중 전쟁 발발 가능성 90%”는 중대하다.

 

* 세종연구소 동아시아협력센터가 주최한 ‘2023 한미일 핵전략포럼에서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한 대만과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대응 전망과 과제에서 주요부분을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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