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일치의 새 통일 원년 2024

이정구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1/04 [12:13]

통합과 일치의 새 통일 원년 2024

이정구 논설위원 | 입력 : 2024/01/04 [12:13]

통일의 새 희망이 넘치는 2024년 새해가 밝았다. 그런데 새해 첫날이 지나자마자 어이없는 사건이 터졌다. 집권여당 대표가 흉기로 피습 당했다. 이런 황당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어쩔 수 없는 깊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정치 현장에서 언제쯤 이런 광기어린 만행들이 사라질 것인가.

 


이 사건은 과거의 비슷한 불상사들을 자연스럽게 소환했다. 그래서 더 심란해진다. 2006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제1야당 대표로 있을 때 벌어진 커터칼 습격 사건과 너무나 흡사하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습 당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은 4월에 있을 총선을 앞두고 벌어졌다. 20223월 당시 집권 여당대표였던 송영길 의원이 대선 직전 둔기로 공격당한 사건도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박근혜 씨는 피습 사건 이후 다음 대선인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앞으로 대선에서도 테러를 당한 사람이 당선되는 것 아닐까라는 황당한 상상도 하게 된다. 이건 억측도 아닌 망상에 가까울텐데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니 해괴한 일이다. 이것이 바로 증오와 아집에서 비롯된 악한 범죄의 영향력일 거다. 이런 망상적 개연성이 실제가 되는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치 테러 사건은 주요 정치인들이 표적이 되기에 파장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론 극단적 대립구도를 조장하고 악용했던 패거리 정치의 쓴 열매이기도 하다. 국민 편가르기와 무책임한 선거 풍토, 증오와 차별 프레임을 써먹다보니 자기 함정에 빠져 서로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 모두가 망하는 길을 경쟁적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분노와 증오의 정치판을 이젠 멈춰야 한다.

 

이번 피습 사건에 대해 야당의 한동훈 신임 비대위원장의 반응이 눈에 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이번 피습 사건에 대해 소견을 밝히면서 애써 눈물을 참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한민국 정치판에 공식 등판하자마자 겪는 미친 사건에 대한 분노일지, 희생자에 대한 개인적 연민일지, 정치 현실의 참담함에 대한 슬픔일지 알 수 없다. 복잡하게 뒤섞인 감정을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검사 출신으로 수많은 사건을 경험한 냉철하고 똑부러지는 승부사 이미지와 다른 면모다. 이런 모습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하면 섣부른 것일까. 어느 편이 집권당이 되든 서로를 함께 살아가야할 국민으로서 존중해주는 것이 기본이다. 정치적 주도권 싸움은 이제 할 만큼 해보지 않았는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고 더 이상 계속 가면 국가적 자멸의 낭떠러지 밖에 없다.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소리도 늘 있었다. 통합의 아젠다가 중요하다. 한반도 통일이 최대의 국익이라는 결론과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 통일 한반도의 비전이 국민 통합을 이뤄내는 역사적 지렛대라는 것을 상식으로 삼아야 한다. 남남 갈등이 여전히 통일의 큰 걸림돌로 막혀 있다. 정치꾼들은 분단 이후 70여 년을 북쪽과의 긴장과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해먹기 바빴다. 통일의 훼방꾼들이 입으로만 통일을 떠들어댄 것이다. 남쪽의 정치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면 한반도 통일은 먼 나라 이야기다.

 

새해 벽두에 벌어진 정치인 피습 사건은 우리 정치의 참담한 자화상이다. 하지만 이것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새로운 희망의 돛을 올릴 수 있겠다. 막무가내 정치 갈등에서 벗어나 국민 각 개인의 존엄과 안전을 우선으로 여기는 대각성이 필요하다. 통일의 마중물로 남쪽에 이미 와 있는 북한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돌보고 성장시켜 주는 것, 그것이 북한의 내부 변화를 일으키는 통일의 지름길이다. 최대의 국익이 거기로부터 시작된다. 2024년이 통일의 새로운 소망이 열리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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