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도둑이 서울에서 하나님의 귀한 아들이 되다

[인터뷰] ‘지극히 작은 교회’ 조바울 담임목사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01/10 [15:17]

평양도둑이 서울에서 하나님의 귀한 아들이 되다

[인터뷰] ‘지극히 작은 교회’ 조바울 담임목사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4/01/10 [15:17]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교회이다. 등록기준 10여명 성도의 동네교회부터 수십 만 명의 대형교회까지 천태만상, 수많은 크고 작은 교회예배당 안에 모이는 사람들도 각양각색이다. 강대상에서 하는 목회자의 설교는 마치도 북한에서 당(정치)간부의 강연이나 연설처럼 보여 지고 느껴지기도 한다.

일상서 교인들이 말하는 하나님, 예배, 찬송가 등은 북한에서 수령님, 당정책학습, 충성의 노래모임 등과 매우 유사하다. 주일예배는 전체 북한주민들이 하는 주생활총화’(한 주간의 본인생활을 조직에 실토하는 것)와 같다. 여기서 특별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사상투쟁을 받는데 이는 교회의 통성기도와 비슷해 보인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있듯 남한에서 시간을 보내고서야 교회를 조금 알기도 하는 탈북민들이다. 수십 년간 무종교 집단인 북한에서 살다가 하루아침에 자본주의사회로 와서 쉽게 정착하기는 만만치 않다.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조바울 지극히 작은 교회담임목사를 만났다.

 

 탈북민 조바울 목사


- 올해 전도 1등상을 받았던데.

탈북민들의 남한사회 정착과 신앙훈련, 영성교육 등을 지원하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 통일대교구서 받았다. 20222월부터 통일대교구 탈북민 예배 모임에 일반 성도로 참가하고 있다.

일상에서 탈북민들을 교회로 전도하기는 정말로 쉽지 않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북한에서 수령 마귀에게 홀려서 살았던 정신적 고통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 후유증으로 교회로 선뜻 못 나오는 탈북민들도 있다.

-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준다면.

전도시상 평가는 소개한 탈북민이 대교구등록 후 결석 없이 꾸준히 출석하는가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새 신자에 대한 인도자의 지속적 성경해설 노력도 있어야 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탈북민 수백 여 명이 매월 주일마다 여의도순복음교회통일대교구로 나와서 하나님께 거룩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매월 셋째 주일은 통일연합비전기도회로 대체한다.

-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탈북민은.

평양에 조용기심장병원을 건립 중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많이 하는 교회이다. 이것은 북한주민들을 사랑하는 진실하고 뜨거운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하나님이 축복해주셔서 이뤄지는 소중한 열매라고 본다.

또한 남한에 들어온 탈북민들을 많이 품어서 신앙훈련과 성경공부, 정착지원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북한독재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동포인 북한주민들과 탈북민을 성의껏 돕는 여의도순복음교회야 말로 하나님의 성회다.

 

 탈북민들 사회 정착과 신앙훈련, 영성교육

정착 지원하는 통일대교구서 전도상 받아

시상 평가는 소개한 신도가 대교구등록 후

결석 없이 출석하는가에 따라 순위를 매겨

새 신자에 대한 인도자의 지속적 성경해설

노력과 세심한 관심을 필수적으로 보여야

 

- 일부 교단의 대북지원을 어떻게 보나.

북한의 통일전선부(대남사업 종합창구)는 남한의 종교인들을 평양에 초대할 때 달러를 갖고 입국한다는 조건으로 방북허가를 해준다. 남한의 일부 교단과 목사들이 북한의 꼼수에 속아 평양에 가서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절하는 형국이다. 그 청구서는 고스란히 남한으로 돌아와 교회 성도들에게 북한선교 헌금 강요로 이어진다.

- 어쩔 수 없는 현실 아닌가.

그러면 과거 진보(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정권 시절에 많은 종교인들이 방북하여 평양정권에 알게 모르게 돈을 바쳤겠는데 과연 뭐가 달라졌나? 오히려 김정은 정권은 더욱 호전적인 군사집단으로 변했다. 남한에서 대북지원으로 달러를 많이 보낼수록 동족살해용 평양의 핵무기와 미사일, 화학무기 등은 계속 늘어난다. 그 돈으로 차라리 남한에서 어렵게 사는 탈북민들을 지원했으면 좀 좋았겠나.

- 정치권의 탈북민 정책은 어떻게 보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탈북민 배척·혐오 정당이다. 어떻게 살겠다고 내려온 탈북민 2명에게 안대를 씌워 추방하는가? 김정은이 좋아할 노릇이다. 과거 진보정권 시절 공해로 남하하려던 탈북자를 돌려보낸 인원만 수백 명이란 소리도 있다.

통일이 되면 민주당 정치인들은 북한주민의 호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게 두려운 그들이다. 솔직히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김정은 독재자와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정신을 가진 국회의원은 300명 중에 단 1명도 보이지 않는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남한의 종교인들을

평양에 초대 시 달러를 갖고 입국한다는

조건으로 방북허가... 남한 일부 교단과

목사들이 북한의 꼼수에 속아 평양에서

김일성·김정일 동상에다 절하는 형국

 

- 신앙생활을 안 하는 후배들에게 할 말은.

탈북민들은 하나님 은혜로 이 땅에 왔다. 저 잘나서 온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들이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 와서 예수님을 먼저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모든 것을 사랑할 줄 알고,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자본주의사회에서 종교를 모르고도 사는데 지장이 없겠지만 그것은 북한에서 사탄마귀(수령)에게 속아서 살았던 비참한 삶과 별 차이가 없다.

- 고향이 평양이던데.

1963년 서성구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조선체육지도위원회(내각) 간부였다. 1976년 여름 당국의 특정 조치에 의해 평안북도 동림으로 추방되었다. 1980년 평안북도 북청 성동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10월에 인민군대에 입대하였다.

사회안전부(남한의 경찰청) 소속 공병국 5여단으로 국가 주요건축물 건설전문 부대이다. 건설장비는 대부분 수입산으로 괜찮은 편이다. 평양빙상관(실내 아이스하키 경기장), 청류관(대형 종합음식점) 건설공사장 등에 동원됐다.

- 왜 군인들이 건설현장에 많이 동원되는가.

군인은 국가가 부려먹을 수 있는 최고의 공짜노력으로 인건비()가 필요 없다. 이것은 모든 나라가 공통일 것이다. 북한 군인들은 당국에서 어떤 국가급 대상물 건설과제를 맡으면 그것을 수령의 절대 명령으로 받들고 무조건 완수해야 한다. 북한 군인은 절반 이상이 각종 사회노동 건설장, 농촌 인력지원에 차출된다.

 

1963년 서성구역서 출생...고등중학 졸업

인민군대에 입대...건축물 건설전문 부대

건설장비는 대부분 수입산으로 괜찮은 편

평양빙상관, 청류관 건설공사장 등에 동원

 

- 북한의 병력이 남한보다 많지 않은가.

많으면 뭐하는가? 전체 병력의 80~90%1년 내내 노동현장에 동원된다. 심지어 군인들이 먹을 부식물도 자체로 생산해야 한다. 군사명령으로 군인들은 부대농장에 동원되어 옥수수, 감자, , 남새(야채)를 재배하고 돼지까지 사육한다.

북한군에는 연대단위 마다 가족소대라는 것이다. 군관의 아내들로 이뤄진 소대이다. 이들이 부대(연대 단위) 소속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한다. 수령 혁명역사 연구실 꾸리기, 명절지원물자 모으기, 수령 충성의 노래모임 등이다.

- 군사복무 시절 추억이 있다면.

어느 날 평양시 문수거리 만년약국서 매장의 녹용(1kg)을 훔쳐 대동강호텔외화상점에서 몰래 팔려고 했다. 노동당 입당을 위해 부대간부에게 뇌물(달러)을 바치려고 했다. 군복차림으로 상점에 들어가 어떤 외국인과 흥정을 했으나 팔지 못했고 수시로 드나드는 안전원(경찰)에게 꼬리가 밟혀 단속되었다. 군인 신분이라 소속부대 경무대(헌병)에 인계되었고 1986년 봄에 생활제대(불명예제대)를 하였다.

- 배치 받은 직장은 어딘가.

특급기업소 김책제철연합기업소’(함경북도 청진 소재) 노동자로 배치 받았다. 1993년에 결혼, 생활형편은 몹시 어려웠고 국가의 식량배급이 없었다. 모두 미제와 남조선괴뢰들 탓이라고 했다. 비포장도로 30여리의 출퇴근길은 보통 1시간 반씩 걸어 다니는데 간혹 지나가는 화물차라도 만나 불법 승차하면 정말 행운이다.

 

전체병력 80~90% 1년 내 노동현장 동원

군인 먹을 부식물도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군사명령으로 부대농장에 동원돼 옥수수

감자 재배하고 돼지까지 사육...북한군에

군관 아내들로 이뤄진가족소대가 있어

연대 단위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처리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

좀 나쁜 일이다. 19942월 어느 날 밤, 5톤급 화물차에 운전자 몰래 승차했다. 큼직한 자루를 밖으로 던지고 나도 차에서 뛰어내렸다. 18마리의 죽은 꿩이었다. 후에 알았는데 김정일이 도당 고위간부 18명에게 보내는 선물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가가호호 방문해 전부 헐값으로 팔았다. 소문이 안 날수가 없었고 결국 안전부의 수사망이 좁혀왔다. 살려면 도망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수령인 김정일의 간부 하사 선물을 도둑질한 나는 특급범죄자나 다름없다.

- 그것이 탈북 이유였겠다.

물론이다. 한시바삐 청진시를 무작정 벗어나 중국과 국경 지역인 무산군 방향으로 향했다. 1994214일 깊은 밤, 무산에서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넜다. 화룡, 용정을 거쳐 학강시에 가서 한 달간 주택보수 등 막노동을 하였다. 이후 연길, 심양, 대련, 위해를 거쳐 천진 탕구항에서 정기적으로 한국의 인천항을 오가는 국제여객선 천인호에 불법승선하여 630일 남한으로 오게 되었다.

- 서울생활 초기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 북한에서 너무나 개차발생활(불법적 행동)을 하였기에 크게 속죄하고 남한에서 새롭게 시작해 살자는 마음 간절했다. 19951월부터 기아자동차 부품납품업체, OO액자공장 등에서 일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출석교회 목사님 소개로 6개월간 예수전도단 합숙훈련을 받았다. 성경 갈라디아서 54절 말씀 율법 안에서 의롭다함을 얻으려하는 너희는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가 심금을 울렸다.

 

어느 날 밤, 5톤 화물차에 운전자 몰래 승차

쌓여 있는 큼직한 자루 하나 던지고 뛰어내려

18마리 죽은 꿩으로 김정일이 도당 고위간부

18명에게 보내는 선물...모르고 가가호호 방문

헐값으로 팔자 소문 나 안전부 수사망 좁혀와

 

무작정 중국 국경 지역 무산군 방향으로 도망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 건너... 화룡, 용정 거쳐

탕구항서 정기적으로 한국의 인천항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천인호에 불법 승선 남한에 입국

 

- 목사 안수는 언제 받았는가.

지난 1999년 대신신학교에 입학, 2003년에 졸업했으며 이후 백석대학원(2년제)을 다녔다. 학교에서 배운 신학공부를 현실생활에 적극 접목하기 위해 부흥집회, 양육훈련, 전도축제 등의 현장에서 성경말씀 공부로 이어갔다. 2011년 성경말씀총회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사역 외에도 어떤 일을 하는가.

참고로 남한의 많은 목사님들도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목회사례비로는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07년부터 충청북도 충주시로 이사했다. 월악산 자락의 모처에 거처하면서 자연산 약초채취를 전문으로 한다.

자연에서 나오는 신비로운 약초로 건강식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벌써 17년째 하고 있으니 제법 단골손님도 생겼으며 내게는 귀중한 자산이다.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나님의 말씀도 전하고 새 신자 전도도 할 수 있다.

- 고마운 분이 있다면.

한국에 보내주신 하나님이다. 내가 남한서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목회자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교도소를 수차례 드나드는 불량인간이 되었을 거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의 종이 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이 산소와 물이 되어 이 생명을 지켜주시니 날마다 은혜롭고 감사하다. 나는 항상 빚진 자로 그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머리를 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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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호수 연풍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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