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호 탈북국회의원은 전문성 갖춘 도덕성 높은 탈북민이 좋을 듯”

[인터뷰] 전주명 더불어민주당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02/06 [16:15]

“민주당 1호 탈북국회의원은 전문성 갖춘 도덕성 높은 탈북민이 좋을 듯”

[인터뷰] 전주명 더불어민주당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4/02/06 [16:15]

22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탈북민 사회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첫 탈북민 국회의원이 탄생한데 이어 제21대 총선서 두 명의 국회의원이 배출되었다. 다소 특이하게도 3명 탈북의원은 모두 보수정당에서만 나왔다.

탈북민들은 조금 의아한 표정이다. 그들은 독재사회 북한서 살 때 유일정당 조선노동당의 정치만 받았다. 그 노동당이 독재인 것은 남한에 와서야 제대로 알았다. 그런데 자유 민주사회인 남한에는 정치권에 대표적인 2개의 정당(·)이 있으나 탈북민을 국회의원으로 내세워주는 당은 하나뿐이니 어리둥절하다고 한다.

3만여 탈북민이 남한에서 무조건 한 정당만을 신뢰하고 지지해야 한다면 그것은 독재국가 북한과 뭐가 다를까? 전주명 더불어민주당 탈북민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본인의 진보성향 정의는 뭔가.

다양성의 사회인 민주국가에서 양대 이념(보수·진보)은 필히 존재한다. 어쩌면 자유민주주의의 골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의 보수는 전통을 지키자는 것, 진보는 새롭게 바꾸자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여당과 야당은 수레에 비유하면 양 바퀴이고 자동차 부품에 비하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로 둘 다 꼭 필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 정치성향이 진보정당과 맞으며 그것이 정의라고 본다.

 전주명 더불어민주당 탈북민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 민주당 활동은 언제부터 하였는가.

2013년부터 탈북민단체인 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 5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199811월에 설립된 이 단체는 탈북민 정착지원 및 봉사단체로 통일부에 등록된 사단법인이다. 서울시 양천구에 협회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용선 민주당 양천구지역당협위원장(현 국회의원)이 우리 단체행사에 후원과 참여를 많이 했다. 솔직히 그때부터 민주당에 더욱 관심이 갔다. 어려운 우리 탈북민을 잘 돕는 정당이면 마음 끌리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

- 구체적으로 어떤 계기가 있었나.

20157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새터민위원회 부위원장 임명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하였다. 당 내 기구(위원회)는 보통 2년 임기이며 나는 부위원장 5선 연임, 10년을 하고 있다. 현재 이름은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회이며 위원장은 통상 현역 국회의원이 맡는다.

 

민주국가에서 보수·진보는 필히 존재

성향이 새롭게 발전하자는 진보와 맞아

 

20157월 새정치민주연합대표로부터

새터민위원회 부위원장 임명장 받으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 시작...2년 임기이며

부위원장 5선 연임, 현재10년 하고 있어

 

 -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가.

민주당에서 공식적으로 생긴 첫 탈북민기구인 만큼 열성이 대단했다. 2015년 가을, 새터민위원회 1차 세미나가 강원도 홍천의 대명리조트서 있었고 탈북민 120여명이 참석했다. 그 뒤로 수차례 워크숍 및 토론회를 열어 일반 탈북민들 생활상의 애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웠다. 그 결과 탈북민 가족 중에 포함된 중국 출생자에게도 1인당 400만원의 교육지원금(정착금)을 지급토록 하는 법안을 만들게 되었다.

- 공공기관 탈북민 채용도 요구했던데.

먼저 탈북민 정착 주무기관인 통일부 남북하나재단에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재단의 탈북민 채용은 10% 미만이었다. 터무니없이 적다고 생각해 30% 이상으로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10년 전에 한 요구인데 현재는 20% 남짓으로 알고 있다.

지난 2020년 탈북민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활성화 방안을 채택했다. 우선구매는 해당기업의 매출증대와 탈북민, 장애인 등 사회약자 일자리창출에 기여했다. 탈북민이 대표인 기업(사업장)도 포함, 공공조달이 가능토록 제도개선을 했다.

- 어떤 당 직함을 갖고 있는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선후보 때는 새터민·다문화 위원장, 2022년 이재명 대선후보 때는 탈북민·다문화본부 상임본부장을 맡았다. 선거기간 활동하는 위원회는 임시적인 당 내 기구(TF)이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일반 탈북민들은 사실 보수정당보다는 진보정당을 더 선호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식적인 첫 탈북민기구인 만큼 열성 대단

1차 세미나에 이어 워크숍 및 토론회 열어

탈북민 생활상의 애로점 파악 후 대책 세워

 

탈북민 생산품 우선구매 방안 채택으로

매출증대와 사회약자 일자리창출에 기여

탈북민 사업장도 우선가능토록 제도개선

 

 - 민주당 지지 탈북민은 대략 몇 퍼센트인가.

민주주의 국가서 정당지지는 불변고정이 아니고 항상 변한다. 집권당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다른 것도 분명하다. 최근 일반 탈북민은 대략 35~45%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탈북단체장들 경우 겉으로는 25% 정도로 보이나 실제 그들의 언행이나 행동을 보면 그 이상은 아닐까하는 추측이 간다.

- 2019년 탈북어부 2명 강제북송은 어떻게 보나.

탈북민사회서 20197월에 있은 한성옥 모자 아사사건에 이어 11월에 있은 충격적 사건이었다. ‘약자의 인권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서 판문점으로 탈북어부 2명을 강제 북송시켰는데 5년이 되도록 이 사건의 명확한 해명이 없다.

탈북어부 2명이 공해 상에서 배에 탔던 16명 주민을 살해했다는 것이 정부발표다. 3일 만에 조사를 마치고 닷새 만에 강제추방 형식으로 북송했다. 국민이 납득할만한 해명 없이 서둘러 북송시킨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좀 더 자세히 말해 준다면.

나도 탈북민이다. 일반적으로 탈북민 조사는 보통 2~3개월 기간이 소요된다. 고위층이나 특수기관 종사자 경력의 탈북민 조사는 보통 6개월 이상이다. 그런데 3일간의 조사라면 누가 쉽게 이해를 하겠는가. 설령 범죄자라고 할지라도 그에 대한 처벌을 줘도 될 것이다. 적어도 탈북어부 2명 강제북송으로 국제사회에 낱낱이 보여준 인권후진국의 단면으로 한국의 위상이 추락된 일은 엄밀한 잘못된 것이다.

 

정당지지는 불변고정이 아니고 항상 변해

집권당인가 아닌가에 따라 다른 것도 분명

탈북민들은 대략 35~45%가 민주당을 지지

탈북단체장들의 경우 25% 정도로 보이나

실제 언행·행동에서 그 이상은 아닐까 추측

 

 - 선거 때마다 탈북민사회 특성은.

마치도 응당한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하는 정책제안 및 개선문제등인데 대선·총선 등 선거 때마다 탈북민들은 보통 10가지 이상을 적어내더라. 그래야 한두 개 실현된다면서. 정치권의 속성을 잘 몰라서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남한 사람들은 그러지 않는다. 꼭 실현 가능한 2~3가지만을 핵심적으로 요구한다. 그것도 쉽지 않은데 10가지 이상 되는 요구사항은 읽기조차 지겨울 것이다. 될 수도 없는 일이며 남한사람들 한데 장점은 배워야 한다.

- 탈북단체장들의 불편한 소리도 나오던데.

당연하지 않겠나. 윤석열 정부 탄생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탈북단체장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더라. “우리가 원했던 보수정권인데 과거 진보정권과 크게 다른 게 뭔가?”. 어느 정권이 집권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탈북민 사회는 남한 전체사회에서 볼 때 그야말로 저기 구석에 보일까 말까하는 자리에 있는 소수집단이다.

- 또 다른 일그러진 모습은.

지난 두 번의 총선에 걸쳐 보수정당서 탈북국회의원이 탄생했을 때는 열광하다가 차후 뒷다리 잡기에 정신없더라. 상위 10%에 해당하는 평양귀족출신 탈북의원들이 전체 90%를 차지하는 일반 탈북민을 위해 해놓은 일이 뭐냐? 하면서. 사람은 잘하는 것 있으면 부족한 것도 있고 그러면서 성숙되어간다. 제발이지 탈북의원이 일을 좀 못해도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탈북민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석열 정부 위해 동분서주했던 탈북단체장들

이구동성 우리가 원했던 보수정권인데 과거

진보정권과 다른 게 뭔가?”어느 정권이 집권해도

탈북민 사회는 남한 전체사회에서 볼 때 그야말로

구석에 보일까 말까하는 자리에 있는 소수집단

 

 - 더불어민주당에 탈북의원이 없다.

나도 좀 의아하다. 12년 전 보수정당서 첫 탈북의원을 배출할 때 진보정당서도 똑같이 내고 서로 비판하고 경쟁시켜야 정상이다. 보수정당이 두 번의 총선에서 3명의 탈북 국회의원을 배출할 때 진보정당서 단 한 명도 내지 않은 것은 북한동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탈북의원은 25백만 북한주민의 대표이다.

- 아쉽고 불편한 마음도 분명 있겠다.

물론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사람이 희망이다는 소리를 곧 잘한다. 3만 탈북민의 시각에서 볼 때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이 국민의 대표 국회의원으로 있으니 너무 고마운 대한민국이다며 감사의 마음은 보수정당에만 가지 않겠는가.

또한 해마다 현충일에 보수정당 소속 탈북의원이 탈북민들과 함께 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자원봉사도 한다. 호국영령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대한민국 애국심을 보이는데 진보정당 소속 탈북의원도 있어야 정상 아니겠나.

- 민주당 탈북국회의원 부재 이유는.

탈북민들의 비판 그대로다.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탈북민정착지원 등 나름대로 좋은 성과도 있지만 유독 탈북정치인 배출문제서는 인색하고 알게 모르게 북한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당이 제 나라서 자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데 왜 독재국가 수장의 눈치를 보는지 도저히 이해가 어렵다는 탈북민들이 많다.

 

 12년 전 보수정당서 첫 탈북의원을 배출할 때

진보정당서도 내고 서로 비판. 경쟁시켜야 정상

보수정당이 3명의 탈북 국회의원을 배출할 때

진보정당 한 명도 내지 않은 것 북 동포에 대한

예의 아닌 것...탈북의원은 25백만 주민 대표

 

 - 고향이 어디인가.

평안남도 안주에서 19664월에 출생했다. 1982년 조선인민군에 입대하여 최전방부대인 1군단 13사단에서 8년간 군사복무를 했다. 제대 후 입학한 평성공업대학은 1994년에 졸업하고 국가계획위원회 평안남도위원회에 배치 받았다.

이듬해 평안남도 청년동맹위원회 지도원, 부장 등의 직무를 거쳐 2002년부터 수로해안관측소(국가해양기관) 유급 당일군이 되었다. 유급당일군은 특정(정치)부문에서 육체노동 없이 사무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 청년동맹 간부 출신 탈북민이던데.

남한에 와서 과거신분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탈북민 중 청년동맹일군 출신은 내가 유일하다. 그만큼 신분을 밝히기가 부담스러운 특수(정치) 직업은 분명하다. 청년동맹 간부들은 대략 나이 38~40세까지 재직한다. 이후 당 간부양성기관 재교육반을 수료하고 도()당과 시(), 혹은 동급 기관의 당 간부로 이직한다. 실무와 능력을 다 갖춰야 하는 정치적인 이 분야도 경쟁률이 대단하다.

- 고향을 떠난 이유는 뭔가.

모든 탈북민처럼 쉽지 않은 결심이었다. 당에 절대적으로 충성했던 나의 군인 및 청춘시절이다. 아무리 봐도 그 사회에 작은 서광도 없어 보여 고개를 가로 저었다. 20045월 무산으로 이동해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

가이드의 안전한 도움으로 3일 뒤 베트남으로 이동, 7개월 뒤인 200411월 서울로 들어왔다. 당시 남한정부서 전세기를 보내어 468명이 집단으로 입국했는데 그 안에 있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북민 대거 입국이었다.

 

평남 안주서 66년 출생...82년 인민군 입대

최전방부대인 1군단 13사단에서 8년간 복무

이후 당 간부양성기관 재교육반을 수료하고

도당과 시당, 동급 기관의 당 간부로 이직

 

당에 절대적으로 충성했던 군인 및 청춘시절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회에 서광이 없어 보여

045월 무산에서 두만강 건너 중국으로 탈출

 

 - 귀 단체 활동을 몇 개 소개한다면.

사단법인 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10년간 꾸준하게 탈북학생들에게 통일꿈나무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매해 20명씩 1인당 50만원씩이다. 또한 탈북어르신들의 고향사랑 노래교실을 매주 한차례씩 운영하고 있다. 탈북민 밀집지역의 노인정을 방문하여 북한음식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모두 10년째이다.

- 꼭 하고픈 말이 있다면.

탈북단체장으로는 드물게 공개적으로 진보정당서 활동을 한다. 오는 4월에 있을 제22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꼭 탈북민 대표이자, 2천만 북한주민 대표인 탈북의원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 이는 북한주민에 대한 사랑이다.

민주당 1호 탈북국회의원은 나이, 성별, 출신성분, ·경력, 정착연한 등이 전혀 필요 없다. 그것은 그냥 양념이다. 기본은 국민과 탈북민들이 감동하고 인정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고 무엇보다 도덕성이 높은 탈북민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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