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잘못된 방향

윤현중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2/16 [14:29]

북한의 잘못된 방향

윤현중 논설위원 | 입력 : 2024/02/16 [14:29]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남북 관계를 '동족, 동질, 민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남북한이 통일될 가능성이 없다거나 남쪽의 국민을 같은 동포로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뭐가 달라질까? 지금 남북한은 2019년 하노이회담 이후 사실상 단절됐고 대화나 인적왕래, 어느 한 분야의 교류협력도 없다. 그런 만큼 김정은의 말은 이러한 남북관계 단절 현상을 그냥 그대로 보여줄 뿐, 그의 말로 인해서 별다른 파장이나 영향력을 미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로서는 전혀 우려되지 않는 건 아니다. 장차 우리민족은 어떻게 되나? 그걸 생각하기 전에 김정은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궁금하다. 무엇 때문에, 무얼 노리고 이런 말을 했을까? 그것도 아주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언하듯이 으름장을 놓았을까? 여러 가지 이유나 의도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과의 체제경쟁에서 패배했으니 방어적인 조치, 즉 대한민국의 흡수통일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의견이다. 최근 북한의 괴뢰 문화를 막기 위한 법제정도 같은 취지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같은 민족에게 핵무기, 핵공격을 할 수 없으므로 민족을 떼고 대한민국을 적대적인 국가로 보고 핵무기, 핵공격, 전쟁도발의 명분을 만들어 두겠다는 의도라고 한다. 김정은의 공격성을 전제하는 주장이다.

 

 한편, 한미군사훈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제사회의 외부 압박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는 것이다. 근거로 김정은이 최근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말했음을 든다또 어떤 전문가는 이념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가운데 여러 국가와 현실적인 협력관계를 맺으려는 구상이 반영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그 증거로 김정은이 경제를 강조하고 있음을 든다. 그 외 상투적인 대내용이라는 의견이 있다, 북한주민을 결속시키기 위한 선전용, 대남관계에서는 남측을 흔들기 위한 심리전적 성격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책으로는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단기적으로 위기관리, 상황관리를 잘해야 한다거나 중기 대책으로 우리 정부도 현 남북관계나 남북교류협력법의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인 특수관계를 점검, 남북관계를 재규정해야 한다고 한다.

 

정부는 이런 김정은의 언동과 이로 인한 대남관계에서의 여러 예상되는 변화나 조치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바꾸어야 할까? 그런 것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굳이 우리 것을 건드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북한에 잘못된 것이 많다. 북한은 정권이나 사회, 경제제도가 기본적으로 스탈린이 집권하던 소련의 레닌스탈린 체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북한주민을 통제하기 좋다는 이유에서다. 소련, 동유럽, 심지어 중국, 베트남까지 1990년대에 바뀐 마당에 북한이 아직까지도 1945년의 낡은 시스템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건 극히 비정상적이다.

 

 여기서 가장 근본적인 잘못이 있고 그로부터 온갖 폐단이 파생되는 상황이다. 정권유지를 위해서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하고 북한인권을 버리고 민심과 자존을 버리더니 이제는 민족도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족을 버리는 건 불가능하다. 김정은의 한마디로 민족 일부를 떼어놓거나 영원히 적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옛날 조선 국왕 선조는 일본의 악당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명나라의 버림을 받은 것이 분하고 수치스럽다면 그 원인을 찾아 도리를 다하려고 해야지 좋지 못한 계획(전쟁)을 추진해서야 되겠는가?”라고 했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잘못이 그쪽에 있으므로 그쪽을 바꾸어야 한다. 그 자신부터 시작해서 북한체제와 사회리더그룹을 바꾸어야 한다.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정책 등을 바꾸고 유엔의 각종 제재와 권고를 수용해 정상국가로의 길로 가야 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크게 보아 두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는 북한의 자유화, 민주화, 인권향상, 번영을 위한 기치를 높이 들고 북한을 올바른 길로 가도록 설득해야 한다. 둘째로 우리 내부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있도록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등 군비를 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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