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준비…문화적 소통 꾸준히 실험

남북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 축적한 ‘셋넷학교’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9/05/27 [08:37]

통일 준비…문화적 소통 꾸준히 실험

남북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 축적한 ‘셋넷학교’

통일신문 | 입력 : 2009/05/27 [08:37]

셋넷학교는 2004년 6명의 탈북청소년들을 데리고 26.4㎡ 반 지하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서울 영등포구에 264㎡로 10배가 늘어난 공간에서 4명의 상근교사가 22명의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다.

박상영 셋넷학교 교장은 “그간 질적ㆍ양적으로 많이 발전했는데 무엇보다 남북한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자부했다.

▲ 셋넷학교에서는 탈북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대안 교과서를 자체 개발해 탈북과정에서 교육 공백으로 인해 지식이 부족해진 학생들을 돕고있다     ©통일신문
그동안 셋넷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10여 편을 만들었고, 창작 뮤지컬도 탄생했다. 또 탈북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대안 교과서도 개발했다. 박 교장은 “탈북자는 일방적 통합의 대상이 아닌 우리 이웃이라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셋넷학교가 통일을 준비하며 문화적으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꾸준한 실험을 해왔다”고 말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의 대부분이 사실상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셋넷학교는 대학 진학과 다른 자기 진로를 걷는 청소년들을 위해 작년부터 커리어스쿨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커리어스쿨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자신의 적성과 관련 직업정보를 찾는 것을 도와주고 직업준비과정으로 3개월간의 활동을 하게 된다.

박 교장은 현재 탈북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들었다. “절차와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고집하는 천박한 자본주의를 중국 등 제3국에서 접하면서 이에 동화된 생각들이 은연중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에게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한사회는 그런 정도로 허술하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한 졸업생은 기억에 남는 셋넷학교에서의 일로 창작 뮤지컬 스텝 활동을 얘기했다. 그는 “너무 힘들고 공부도 풀리지 않은 시기였는데 뮤지컬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리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며 “창작 뮤지컬을 해냈다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고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2년째 상근교사 활동을 하는 신수명 교사는 “이곳 청소년들은 일반적으로 자기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셋넷학교는 교육공백으로 인해 지식이 부족한 점을 보충하며 탈북 청소년들이 이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삶을 살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학교의 교육방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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