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리는 것 보니 비올라 보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2/02/18 [15:47]

[인터뷰]아리는 것 보니 비올라 보다

통일신문 | 입력 : 2002/02/18 [15:47]
에세이집 '어머니의 일기예보' 화제

솔직 겸속한 자신의 삶 그대로 투영

조삼랑(60) 前서초경찰서장이 에세이집 '어머니의 일기예보'를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년시절의 나를 보호하려다 넘어져 엄지손가락을 삐었던 어머니, 그후 구름이 끼고 날씨가 흐리면 "아가, 손가락이 아리는 것을 보니 비가 올라나 보다"라고 일기예보를 정확하게 하셨던 어머니… 이제 심장도 튼튼하고 다리도 건장한 사나이로 성장하여 철이 든 후에도 어머니의 일기예보를 몇번이나 들었다.
그러나 내가 아프지 않으니 그 고통을 무심히 지나쳐 버리고 아픈 손가락을 치료하기 위하여 병원에 한번 모시고 가지 못한 불효막심함을 때늦게 후회해 본다.

- 어머니의 일기예보 중에서-

에세이집 어머니의 일기예보를 펴낸 조삼랑씨(前 서울 서초경찰 서장)는 서초경찰서장등 3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느꼈던 역사의 현장과 생활 단편들을 간결한 문체로 그려낸 에세이집 '어머니의 일기예보'는 조삼랑씨의 솔직하고 겸손했던 그의 삶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거만하지 않으며 언제나 눈높이를 육민에 맞추어 '내일 지구에 멸망이 있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는 날까지 나무를 심었다"고 쓴것처럼 타고난 목민관으로서의 자세에 고개가 숙여진다.
그의 작품 호국보민의 구절에 보면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을 지켜주고, 국민을 가르쳐주고, 국민을 섬기는 육민(六民)의 정신으로 국민을 보살피라는 정도전의 '경국대전'의 내용을 상기하여 근무했다는 그만의 육민철학이 있었기에 구절마다 인간적인 여유로움과 정이 넘쳐난다.
"생의 긴 터널 하나를 나오면서 항상 즐거움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고통과 역경의 인생길을 이겨내는 것이 바로 행복을 만드는 것 이라고 터득했습니다.
…작은 일을 성취하고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고, 더 큰 일을 성취하고 만족해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책이 나온 것만으로도 저는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것에도 의미를 두고 결코 소홀하게 흘려버리지 않는 내면의 정이 입가의 미소처럼 잔잔하게 느껴진다.
50 여년전/ 땅속에 파뭍었던 씨앗 하나가/ 흙더미를 뚫고/ 땅위로 돌아나온 느낌입니다/ 이제 / 새 세상의 뜨거운 태양을/ 듬뿍 쪼이고/ 영양분도 골고루 섭취하여/ 마을 어귀 느티나무 정자처럼/ 탐스러운 숲을 만들어/ 더운 여름날/ 부담없이 쉬어 갈수 있는/ 쉼터가 되겠습니다/ '뜰 앞의 오동나무는 고요하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해도/ 부모님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라고 쓰신/ 옛 시인의 글을 되새기면서 하늘에 계시는 어머니께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 고향마을 앞 쉼터는/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넓은 대나무 와상을 만들어 보려합니다.
- 時 '정자나무처럼'의 전문-
다져지고 또 다져진 견고한 의지가 비쳐지는 시구절에서 그의 평범할수 없는 삶 또한 보여진다. 고향을 사랑하고, 어머니를 사랑하고, 주위사람들을 포용했던 조삼랑씨, 그의 어깨에 무궁화 다섯 개의 무게만큼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청렴한 목민간의 자세에서 시인으로 수필가로 새로운 영역을 펼쳐가는 조삼랑씨에게 우리 사회의 기둥이 되기를 기대한다.

조삼랑씨는= 완도 경찰 서장을 비롯하여 광양, 여수 경찰서장을 지냈으며 2001년 12월 30일 서울 서초경찰서장을 명예퇴직하기 까지 37년간을 공직생활을 했다. 현직 경찰서장으로서 드물게 1999년 에세이문학에 등단 화제가 되었으며 2000년 틈틈이 습작한 45편의 수필과 2편의 시가 담긴 에세이집 '어머니의 일기예보'를 펴냈다.
현재 수필산책문학회원, 전국공무원 문학회 이사로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인공호수 연풍호
광고
광고
광고
광고